2023년 루산, 툰위안, 치라이산 차밭의 봄차 작황

루산 부족과 둔유안을 함께 묶어서 말씀드리지만, 사실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 지역 작황이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치라이산 전체가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몇몇 차밭은 아주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어 어쩌면 엄청난 명품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루산 부족/둔유안 96K(그림 34): 참담한 수준입니다. 원래 이쪽은 북쪽에 있어서 괜찮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차밭이 별로였습니다. 차나무가 말라 죽은 곳이 많고, 가뭄에 가장 강하다는 진선차(金萱茶)조차 잘 자라지 못했습니다. 예년에는 꽤 잘 자라던 몇몇 차밭도 올해 가뭄 앞에서는 속수무책이어서, 찻잎이 드문드문 나고 기형적인 곁눈(공손아)만 가득합니다. 수확량이 작년의 절반이라도 될지 모르겠네요. 참혹하기가 알리산 못지않습니다.

치라이산 두다촌: 전체적으로 루산 부족/둔유안 96K보다는 훨씬 낫습니다. 치라이산 이 지역은 최근 몇 년 새 ‘고가 차 산지’로 발돋움했습니다. 하지만 산지 내의 관리 수준에는 여전히 적지 않은 차이가 있으며, 올해 가뭄을 통해 그 격차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관리가 평범한 차밭은 올해 평작 수준에 그쳤고, 생육 불균형 문제가 심각합니다. 다만 몇몇 차밭은 아주 훌륭한데, 관개용수를 듬뿍 먹은 모양입니다. 5월 2일 기준 아직 수확하는 곳은 보이지 않았지만, 며칠 있으면 본격적으로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차 산지 전체 점수는 70점 정도랄까요, 소수의 우수한 차밭은 80점 정도입니다.

작년에 찍은 치라이산 봄차 사진 한 장 올려봅니다. 작년 봄차는 짙고 윤기가 흘렀는데, 올해 것과 비교하면 정말 차이가 많이 납니다. 다행히 몇몇 차밭은 아직 튼실해 보이니, 완성된 차가 좋은 결과를 보여주기를 바랄 뿐입니다.

여담입니다만, 루산 부족 길가에 피어난 몇 그루의 부겐빌레아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지날 때마다 마음속까지 맑아지는 기분이 드는데, 이를 심어주신 마을 주민분들께 덕을 쌓으신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주민분들께 감사드리며, 그 아름다운 모습을 여러분과 공유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아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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