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3월 14일 리산에 내린 가랑비

월요일에 타이베이 등 대만 북부 지역에 큰비가 내려, 기상 예보대로라면 이틀 동안 리산에도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점장은 3월 13일에 들뜬 마음으로 산에 올라 차 농가와 함께 단비의 기쁨을 맞이하려 했으나, 14일 새벽에 내린 것은 겨우 가랑비뿐이었습니다. 도로조차 다 젖지 않을 만큼 비가 적게 와서 가뭄 해소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리산 차

농민들의 실망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 며칠간 타이중과 난터우 지역 모두 맑을 예정이라 물 부족 현상이 계속 이어질 것 같다는 점입니다. 많은 차 농가가 원래는 자동 스프링클러로 물을 주었으나 물 소모량이 너무 많아, 최근에는 호스를 끌어다 차나무 뿌리에 직접 물을 주는 수동 관수로 방식을 바꿨습니다. 물을 아껴 수확량을 지켜내려는 거죠. 물을 아끼는(절류) 것 외에도 수자원을 늘리기 위해 다들 애쓰고 있습니다. 한 차 농가는 소형 트럭까지 동원해 계곡에서 물을 실어 나르고 있지만, 차밭이 워낙 넓어서 트럭이 싣고 오는 물의 양으로는 가뭄을 해소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라는 속담)이 절로 들었습니다. XD

리산 차

요 며칠 차농들 사이의 화두는 대부분 ‘가뭄이 지나가면 반드시 수원부터 확충해야 한다’, ‘관수 보조금을 신청하러 가야 한다’, ‘앞으로는 물탱크를 40톤짜리로 바꿔야 한다’ 같은 이야기들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2021년 가뭄 때도 점장이 질리도록 들었던 것들인데, 역시 임시방편으로 대충 때우는 건 대부분 사람의 공통적인 단점인가 봅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불과 1년 만에 또다시 가뭄이 찾아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리산 차

기껏 리산에 온 김에 차밭 몇 곳을 더 둘러보았습니다. 고산 차밭들은 아직 싹도 돋지 않았는데, 비가 오지 않아서 비료 상당수가 녹지도 않았네요(두 번째 사진은 안 녹은 것, 세 번째 사진은 조금 녹은 것). 물이 부족한 차밭들은 다 이런 상황입니다. 올해 춘차의 품질을 가를 승부처는 역시 수원이 충분하냐에 달려 있을 것 같습니다.

리산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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